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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Story

죽은자의 집 청소 [김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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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손에 납작하고 투박한 검은 상자 두개를 들고 있습니다."

이렇게 글쓴이의 마음가짐을 잘 설명할 수 있을까? 급작스럽게 혹은 고독히 홀로 죽어간 이들의 남은 자리를 청소하는 직업을 가진 글쓴이는 일반적인 사람들이 평생 한번 겪을까 말까한 힘든 상황을 거의 매일 겪는다. 매일 겪으면 조금은 무뎌질만도 하련만, 상황이 상황인지라 매번 새롭고 또 그래서 매번 견디기 힘들다고 이야기 한다. 그런 그가 의뢰 받은 집의 상황을 모른 채 장비를 챙겨 엘레베이터 앞에 섰을 때의 상황을 묘사하는 저 한 문장은, 책을 다 읽고 글쓴이의 경험과 두려움 등을 알고 나니 더더욱 뇌리에 남아 자꾸 곱씹어 졌다. 그렇게 항상 극한의 상황을 겪다 보니 마음에 갈무리한 생각이 많아진 걸까? 청소 작업에서 겪는 특수한 경험 소개 사이에서 보이는 글쓴이의 생각들은 육체적으로 한계까지 밀어붙여야 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라고 보기 힘들 정도로 깊고 오랬동안 마음속에서 고민한 흔적이 보이는 것들이였다. 그래서 글쓴이가 소개하는 생소한 경험들에서 오는 신기함과 함께 글쓴이의 고민과 생각을 느끼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과연 내가 저 직업을 가져야 한다면, 나는 잘 해낼 수 있을까? 아니 잘하는건 차치하고 할 수나 있을까? 직업에 귀천이 없고 제한은 없다지만, 나는 안될 것 같다. 나름 비위가 강하기는 하지만, 단지 비위만으로 할수 있는 일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항상 죽음을 곁에 두고 해야 하는 일이라 '죽음'에 대해 경기를 일으킬 만큼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나는 단지 육체적인 고통과 참을 수 없는 냄새 보다, 죽음을 생생히 증언하고 있는 곳을 정리하면서 겪게될 정신적 고통이 더욱 참지 못할 고통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문을 열고 들어가기 어려울 정도로 가득 쌓인 쓰레기와 몇일 혹은 몇주동안 환기하지 않아 부패한 사체냄새로 가득한 곳을 청소하는 이 직업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는 글쓴이가 경제적으로나 그리고 육체적으로나 좀더 나아지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마음으로 데스 클리닝 이라는 책을 소개하며 리뷰를 마무리 하고자 한다. 

설마, 이 책이 붐을 일으켜 김완 작가의 수입이 줄어들지는 않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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